전라북도시각장애인연합회

나누면 줄지 않고 더 많아진다. 비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채워진다. 그것이 나눔의 역설이며 나눔의 신비이다.

‘나눔’에 대한 갈증은 누구에게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누는 삶을 꿈꾼다. 그러나 대체로 ‘나중에’, ‘좀 더 있다가’라고 말한다. 집부터 산 다음에, 애들 키워 놓은 다음에, 돈 좀 더 번 다음에...

그러나 우리의 욕망이 끝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열 평짜리 집에 살고 있으니까 스무 평짜리 집을 산 다음에 하지 뭐.’ ‘스무평짜리를 샀지만, 서른 평짜리로 옮긴 다음에 하지 뭐.’

그렇게 미루어진다는 것을 잘 안다.

콩알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이 있다. 콩이 열 개 생겨야 나누는 게 아니라 한 개 있을 때부터 나눠 먹어 버릇해야 한다. 그런 사람에게 ‘나눔’은 습관이고 생활이 된다. 한 개 있을 때부터 나누다 보면 두 개 있을 때 더 많이 나누고, 열 개 있을 때는 더 많이 나눌 수 있다.

전 세계의 굶주린 이웃을 돕는 단체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는 이들의 활동을 돕는 스폰서 기업들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기업이 소망화장품이다. 이 기업은 1995년부터 기업 매출액의 1%를 매달 기부하고 있다. 당시의 소망화장품은 작은 회사였다. 매출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매달 1%의 금액이라고 해야 2백여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사업을 하거나 기업을 운영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항상 들어가야 하는 돈들이 줄을 서 있고, 매출이 조금 오른다 해도 초기에는 투자에 더 힘써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뚝 떼어 후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말이다. 그러나 소망화장품은 그 일을 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소망화장품의 후원액은 연간 5억여 원에 달한다. 기업의 매출이 20여 배가 넘게 늘었기 때문에 후원금도 그 만큼 늘어난 것이다. 이 기업은 지금도 한결같이 처음의 약속을 행하고 있다. 게다가 후원금액 비율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나눔의 기적이다. 나누는 쪽에서도 받는 쪽에서도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의 기적이 이루어진다.

하버드 대학에서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을 봉사활동에 참여시킨 후 체내 면역기능을 측정했다. 그 결과, 면역기능이 크게 증강되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마더 테레사의 전기를 읽게 한 다음 인체 변화를 조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단지 그 책을 읽은 것만으로도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와 같이 봉사활동을 하거나 봉사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면역기능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나눔은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이다.

「아침편지 고도원의 꿈 너머 꿈」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