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시각장애인연합회

보고 싶은 마리나

네가 우리 곁을 떠난 그날부터

너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거다.

다시 한 번만 널 안아 볼 수 있다면,

그저 몇 분만이라도 네 얼굴을 보고

네 목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더 이상 2001년 그날을

원망하지 않을 게다

브라이언 커티스의 「사랑하다, 더 뜨겁게 사랑하라」에는 9․11테러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편지가 담겨 있다. 세월이 흘렀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추억과 그리움을 먼저 떠난 이들에게 띄우는 헌사다.

2001년 9․11테러는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사연에 모두 가슴 아파 했다. 그 당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것 중 하나는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급하게 걸었던 전화의 내용들이었다. 그 안에 담긴 수많은 메시지의 내용은 한결같았다.

사랑해.

미안해.

고마워

가슴에 품고 있었지만, 바삐 사느라 미처 하지 못한 말이었을 것이다. 혹은 생의 마지막 순간 그 어떤 말보다 절실하게 전하고 싶은 고백이었을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갈라놓은 운명의 날이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이별은 다시는 볼 수 없고, 다시는 안을 수도 없게 된다. 함께하는 시간은 오직 살아 있는 동안만 가능하고, 사랑하는 동안만 누릴 수 있는 삶의 축복이다.

얼마 전 아는 분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식을 앞세운 부모에게 감히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참담한 심정으로 그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아이가 나가기 전에 심하게 야단을 친 것이 견디기 힘듭니다. 아니 그보다 더 마음이 아픈 것은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던 거예요.”

어찌 사랑하지 않았겠는가. 어찌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았겠는가. 다만 가슴에 가득한 그 사랑을 기억에 남을 만큼 다정하게 전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보낸 뒤에 그것이 못내 안타까운 것이다.

우리는 사랑하면서도 사랑을 표현하는데 인색하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어쩌면 우리는 가장 가슴을 열어 보이지 않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이 있다. 자연 속에서 함께 걷고 평화로움을 공유하고, 그 좋은 기분을 서로에게 표현해 보는 것이다.

함께 걸어보라. 멀기만 했던 마음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

마음이 열렸을 때 그 사람을 꼭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라. ‘다시 한 번만 안아볼 수 있다면’하는 후회가 가슴을 치기 전에

「아침편지 고도원의 꿈이 그대를 춤추게 하라 」 中에서